보국사 서울 성북구 정릉동 절,사찰
늦은 오후 햇살이 산자락을 붉게 물들이던 날, 성북구 정릉동의 보국사를 찾았습니다. 정릉천을 따라 이어지는 길 끝자락에 자리한 절은 도시의 소음과 멀리 떨어져 있었습니다. 입구로 다가가자 은은한 향 냄새가 바람을 타고 흘러왔고, 대문 앞에서는 풍경이 낮게 울렸습니다. 회색 기와지붕 아래 단정하게 쌓인 돌담이 오래된 세월을 보여주었습니다. 문을 통과하는 순간 공기가 한결 맑아졌고, 마음이 자연스레 차분해졌습니다. 정릉의 산기운과 절의 고요함이 어우러져 처음부터 깊은 평화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1. 정릉산 자락 아래의 입구
보국사는 정릉역에서 도보로 약 12분 거리였습니다. 내비게이션으로 ‘보국사 성북구’를 검색하면 정확히 안내되며, 정릉천 산책로를 따라 걷다 보면 ‘보국사’라 새겨진 돌표석이 보입니다. 입구는 크지 않지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고, 그 옆에는 향로와 연등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습니다. 바람이 불 때마다 연등이 부드럽게 흔들렸습니다. 절 앞에는 3대 정도 주차 가능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었으나, 도보로 올라오는 길이 더 운치 있었습니다. 정릉천 물소리와 새소리가 배경음처럼 들려와 절에 가까워질수록 마음이 고요해졌습니다.
2. 단정하게 꾸며진 경내와 법당
대문을 지나면 마당 중앙에 대웅전이 자리하고, 양옆으로 요사채와 공양간이 대칭으로 배치되어 있었습니다. 마당은 자갈로 깔려 있었고,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사각거리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대웅전은 붉은 목재 기둥과 회색 기와가 조화를 이루며 단정한 인상을 주었습니다. 법당 안으로 들어서자 향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고, 불단 위의 불상이 은은한 미소를 띠고 있었습니다. 창문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불단 앞 바닥에 길게 드리워졌습니다. 크지 않은 공간이지만 정리정돈이 완벽해 편안함이 느껴졌습니다.
3. 보국사만의 인상 깊은 순간
보국사에는 오랜 세월의 흔적이 남은 석탑이 있었습니다. 세월의 결이 그대로 느껴지는 돌 위에 이끼가 살짝 끼어 있었고, 그 옆의 향로에서는 연기가 천천히 피어올랐습니다. 스님 한 분이 마당을 천천히 쓸며 조용히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그 미소 하나로 절의 온기가 전해졌습니다. 법당 안에서는 염불 소리가 낮게 울렸고, 그 소리가 바람과 함께 산으로 번져갔습니다. 과하지 않은 장식과 절제된 색감 속에서 오히려 깊은 집중이 생겼습니다. 소박하지만 진심이 느껴지는 공간이었습니다.
4. 머무는 이를 위한 세심한 배려
법당 옆에는 방문객이 쉴 수 있는 작은 찻자리가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따뜻한 보리차와 종이컵이 놓여 있었고, 벽에는 ‘차 한 잔의 쉼이 수행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어 있었습니다. 창문을 통해 들어오는 바람이 찻잔의 향을 부드럽게 흩날렸습니다. 화장실은 경내 끝쪽에 있었으며, 물기 없이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었습니다. 수건과 손 세정제가 정리되어 있었고, 작은 향초가 은은하게 타고 있었습니다. 공간 곳곳에 놓인 화분과 돌탑 덕분에 절 전체가 따뜻하고 살아 있는 느낌을 주었습니다. 조용히 머물기에 부족함이 없었습니다.
5. 절 주변의 산책 코스
보국사를 나와 정릉천을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북한산 둘레길과 연결됩니다. 숲속의 공기와 물소리가 절의 고요함과 이어져 자연스러운 명상이 되는 듯했습니다. 도보 15분 거리에는 길상사와 정릉공원이 있어 함께 들러보기 좋았습니다. 하산 후에는 정릉동 전통찻집 ‘송죽헌’에서 따뜻한 유자차를 마시며 하루를 마무리했습니다. 절의 차분한 분위기와 산책길의 평화로움이 조화를 이루며 일상의 피로가 사라졌습니다. 절과 자연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정릉의 매력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6. 방문 시 알아두면 좋은 점
보국사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개방되며, 법당 내부는 사진 촬영이 제한되었습니다. 평일 오전이 가장 조용했고, 오후에는 햇살이 법당 안으로 깊이 들어와 분위기가 따뜻했습니다. 향 냄새가 은은하게 퍼져 있으니 민감한 분은 마스크를 준비하면 좋습니다. 신발은 입구에서 벗고 정숙을 유지해야 했습니다. 명상이나 참선은 스님께 문의하면 조용한 공간을 안내받을 수 있었습니다. 봄에는 벚꽃이 피어 경내가 화사했고, 가을에는 낙엽이 마당을 덮어 운치가 있었습니다.
마무리
보국사는 도심 가까이에서도 진정한 고요를 느낄 수 있는 산사였습니다. 향 냄새, 염불 소리, 바람이 어우러져 마음이 맑아졌습니다. 화려한 장식보다 정성과 절제된 아름다움이 돋보였고, 머무는 동안 생각이 정리되었습니다. 도봉산 자락의 자연과 함께 절의 평온함이 길게 이어졌습니다. 다음에는 새벽 예불 시간에 다시 찾아, 어둠 속에서 울려 퍼지는 첫 종소리를 직접 듣고 싶습니다. 그 순간의 보국사는 지금보다 더 깊고 맑은 평화를 품고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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